
2 0 2 4 . 0 6 . 2 2 * 키오이쵸 란센 (紀尾井町 藍泉)
작년 6월, 어쩌다 보니 도쿄에 짧게 다녀올 기회가 생겼다.
정식 휴가 기간에 가는게 아니었기 때문에 말 그대로 맛있는 밥만 먹고 돌아오는 일정이 됐지만😅
보통 여행지에 가서는 호텔 조식을 잘 안 먹는 편인데 (이미 조식이 포함된 플랜인 경우 제외)
호텔 조식까지 야무지게 신청해서 먹고 예약시간까지 열심히 돌아다니며 배가 꺼지기만을 기다렸다ㅋㅋㅋ
그렇게 도착한 카이세키 레스토랑 키오이쵸 란센 (紀尾井町 藍泉), 호텔 뉴 오타니 메인 아케이드층에 있다.



어떤 코스로 시킬지는 이미 예약 단계에서 정했기 때문에, 예약했던 코스에 맞춰 자리가 이미 세팅되어 있었다.
코스답게 뭔가 많이 적혀있었는데 아무래도 바로 이해하는 것은 어려워.. 매번 새로운 메뉴가 나올 때마다 이건 뭐냐고 여쭤봤던 것 같다.
같이 마실 가벼운 샴페인도 한 잔 주문:)

첫 순서는 사키즈케(先付), 미나즈키 두부(水無月豆腐)가 나왔다.
미나즈키 = 음력 6월 이라는 뜻인데 6월 말에만 먹을 수 있다는 교토 화과자 미나즈키랑 관련이 있나 싶기도 하고.
그 위로 雲丹 鼈甲餡 山葵 를 얹었다는 것 같은데, 찾아보니
雲丹 = 우니 (우리가 아는 그 성게 우니 맞음)
鼈甲餡 = 벳코앙 (바다 거북이의 껍질과 같은 색의 소스)
山葵 = 와사비
이렇게 풀어서 보니 메뉴 구성이 이해되는 것 같았다ㅎㅎ

전채(前菜)로 나온건 총 7가지의 작은 메뉴들.
小鮎一夜干し = 코아유 이치야보시 (작은 은어에 소금을 뿌려 하루밤 말린 요리)
鮑磯辺焼き = 아와비 이소베야키 (전복에 김가루를 묻히거나 김을 말아 구운 요리)
合鴨アスパラ巻き = 아이가모 아스파라마키 (말 그대로 오리고기를 아스파라거스에 말은 롤 정도 될 듯)
順才酢 車海老 = 쥰사이사쿠 쿠루마에비 (순채 식초 + 보리새우)
平貝煎餅 = 타이라기 센베이 (키조개 센베이)
枝豆豆腐 = 에다마메 토후 (풋콩 두부 - 오른쪽에 바로 보이는 연두색 음식ㅎㅎ)
蛸柔らか煮 = 타코 야와라카니 (문어를 부드럽게 조린 음식)
데코레이션도 훌륭했지만 메뉴 하나하나의 개성이 살아있었던.
하나하나 확대해서 찍어야 했는데 데코레이션을 건드리고 싶지 않아 그대로 뒀더니 정작 음식은 제대로 안 보인다..ㅋㅋㅋ

세번째 순서는 스이모노(吸物), 말 그대로 맑은 국이다.
다음 메뉴인 사시미를 맛 보기 전에 입 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듯했던 스이모노.
鱧葛打ち = 하모 쿠즈우치 (갯장어를 얇게 튀긴 것... 정도로 표현 가능할듯)
隠元 梅肉 柚子 = 인겐 바이니쿠 유즈 (각각 강낭콩 / 매실 과육 / 유자)


다음 순서는 츠쿠리(造り).
보통 카이세키 요리에서 '츠쿠리'는 생선회를 의미한다는데 역시나 그에 맞게 메뉴에도 '오늘의 생선'이라고ㅎㅎ
섬세하게 칼집이 나있는 저건 오징어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 일본어가 짧아 이해하지 못했다😂

다섯번째 순서는 야키모노(焼物). 이름에 맞게 '구운 요리'가 나왔다.
黒毛和牛ほほ肉 = 쿠로게와규 호호니쿠 (검은털(흑모) 와규 볼살)
赤ワインソース = 레드 와인 소스
マッシュポテト = 매쉬드 포테이토
요약: 와규는 언제나 진리다. 입에서 녹는다.

야키모노 다음으로 나온건 니모노(煮物), 조림 메뉴다.
개인적으로 생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장어 조림에 같이 버무리니 장어 특유의 기름진 맛이 좀 더 깔끔해진 느낌이었다.
穴子旨煮 丸茄子含ませ = 아나고 우마니 마루나스 후쿠마세 (맛을 잘 배게 한 장어와 둥근 가지 조림 정도로 번역 가능할듯?)
おろし生姜 = 오로시 쇼가 (생강즙)



드디어 대망의 식사(食事) 메뉴. 야마가타(山形)현의 쌀 품종인 유키와카마루(雪若丸)를 사용했다고 하며,
킨메다이(金目鯛; 금눈돔)와 아스파라거스를 넣어 질냄비(土鍋)에 지은(炊き) 밥(御飯)이라고 한다.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미소시루(味噌汁)와 코우노모노(香の物; 야채 절임)가 같이 나왔다.
밥은 간이 세지 않아 오히려 좋았고, 미소시루가 특히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 순서는 오늘의 디저트(本日のデザート). 녹차와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다과 같은게 나왔다.
각각 메뉴들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는데 안타깝게도 메뉴 상에는 자세한 명칭 같은게 적혀있지 않아 아쉬웠던😂
이렇게 일본에서의 첫 오마카세 체험이 끝났다.
어쩌다 보니 전날 모든게 급 결정 나버려서 급 수소문하다가 마침 빈 자리를 찾은 곳이 또 이런 고-급 장소여서..ㅎㅎㅎ
나름대로 료칸에서 숙박할 때마다 카이세키 요리를 많이 먹어봤다 생각했는데 역시 전문적으로 나오는 곳은 다르구나 싶던.
그리고 메뉴를 봤을 때 직관적으로 이해가 안 가던 것들도 셰프님께 여쭤보며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 열심히 일해서 맛있는거 많이 먹으러 다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좋은 계기였다:)
All photos by minato. & Sony RX-100 M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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