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hisandthat/foodie

[영국/런던] 2026.02.14 마루 런던 (Maru London)

2 0 2 6 . 0 2 . 1 4 * 마루 런던 (Maru London)

트위터에서 '런던 오마카세 1위'라는 글을 보고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마루 런던.
마침 런던 여행이 예정되어 있어 예약을 하려는데, 체류 기간 중 유일하게 하루(2/14) 점심 때만 자리가 남아있어 서둘러 예약했더랬다.
방문에 임박해서 이것저것 알아보니 무려 미쉐린 가이드에 올라있던 곳이더라..ㅎㅎ

예약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해서 자리를 안내받았다.
날이 조금 차서 따뜻한 물이 있냐고 여쭤보니 귀여운 찻주전자에 담아 같이 가져다주셨음ㅎㅎ
그냥 물만 마시기에는 아쉬워서 유자주도 같이 시켰다:)

기다리고 있으니 셰프님이 등장하셔서 샤리를 만들기 시작하셨다.
다른 오마카세 식당과는 샤리 맛이 조금 달라서 여쭤보니 발효 식초를 쓰시는거라고.

마루에는 한국인 보조 셰프님이 계셔서 식사 중간중간 메뉴 설명을 도와주셨다.
2/14 점심 코스는 총 18개 메뉴!

첫 순서는 <참깨 드레싱을 넣은 해산물 탄탄면>.
여태 경험해본 오마카세 코스는 대부분이 챠완무시 또는 사시미로 시작이었어서 굉장히 특이한 경우라고 생각했다.
드레싱이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고소해서 가볍게 먹을 수 있었다.

두번째 메뉴로 나온건 <테마키(手巻き)>. 김에 돌돌 말아서 먹는 스시다.
탄탄면을 다 먹고 보니 보조 셰프님께서 열심히 김을 굽기 시작하시는게 보여 뭐가 나올까 궁금하던ㅎㅎ
안에 들어간건 '10일간 드라이 에이징(Dry aging)을 한 참치 뱃살(Fatty tuna)'인데,
정확히는 '오도로와 츄도로를 잘게 다져 질긴 부분을 빼고 넣은 것'이라 한다.

니기리(握り) 메뉴의 첫 시작은 스코틀랜드산 가리비(帆立; 호타테; Scallop).
'One bite, please!' 하며 건내주셨다. 한 입에 먹으라는 뜻이셨겠지....?ㅎㅎ
쫄깃하면서도 맛있던 가리비. 가리비하면 생각나는 딱 그 맛이었다.

그 다음으로 나온 것은 <6일간 드라이 에이징을 한 광어(Flat fish)>. 유자 제스트를 같이 넣었다고 하셨다.
광어 자체의 깔끔한 맛에 유자 제스트의 상큼함이 더해져 한결 가벼웠던 느낌.

다음 순서는 <6일간 드라이 에이징을 한 방어(Yellowtail)>.
안에는 와사비 대신 유자 후추(柚胡椒; 유즈코쇼)가 들어가 있었는데, 유자와 고추를 갈아 발효시킨 조미료라고 한다.
방어야 말이 필요없는 맛이었고, 유즈코쇼는 아마 처음 맛본 것이었을텐데 상당히 독특하다고 느꼈다.

다음은 <캐비어를 얹은 콩고산 숙성 오징어>.
셰프님 표현으로는 'Creamy하면서 buttery한' ㅋㅋㅋㅋ 식감의 오징어라고. 위에 얹어주신건 안토니우스(Antonius) 캐비어라 한다.
셰프님의 개인적인 Favorite이라고 하셨는데, 확실히 '크리미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입에서 녹았다ㅎㅎ

중간에 츠마미(肴)로 <장어 덴푸라>가 나왔다.
튀긴 장어를 김에 싸서 내주셨는데, 위에는 '발효 라임을 갈아 만든 가루와 산초(山椒) 후추'를 뿌리셨다고.
꼬들꼬들할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겉바속촉 그 자체여서 참 신기했던 장어 덴푸라.

중간에 입 가심으로 나온 <귤 소르베>. 얼린 귤을 갈아서 내주셨다.
제빙기는 블랙 프라이데이 때 한 대 더 들여놓은거라고ㅋㅋㅋㅋㅋㅋ
우리나라의 귤과는 약간 다른 귤 맛이었는데, 부드러우면서 상쾌한 맛이었다.

<이탈리아산 홍새우>. 정확히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산이라고 한다.
꼬들꼬들한 식감이 인상깊었던 메뉴.

<고등어봉초밥>. 이건 사실 다른 오마카세 코스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메뉴인 것 같다.
이 메뉴에 쓰인 고등어가 'Cornish Mackerel'이라고 되어있어 찾아보니 Cornish = 영국의 콘월(Cornwall) 지방의~ 라는 뜻이라고.

다음으로 나온 것은 <10일간 드라이 에이징을 한 스페인산 참치 속살(赤身漬け; 아카미즈케)>.
아카미 자체는 정말 익숙하지만, 메뉴가 나올 때 'Lean tuna'라고 하셔서 ??? 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여쭤보니 '기름기가 없는 부위'는 Lean tuna라 하고, 보다 기름진 뱃살 부위는 Fatty tuna라 한다고. 새로운걸 알았다ㅎㅎ

<아이슬란드산 성게(=우니, Sea urchin)가 들어간 핸드 롤(Hand Roll)>.
결국 핸드 롤 = 테마키 이지만, 이번에는 고깔 모양으로 말지 않은 상태에서 주셨다.
안에는 시소 향이 은은하게 나서 여쭤봤더니 진짜 시소가 들어간게 맞았던ㅎㅎ
개인적으로 우니는 아직도 썩 좋아하지 않는데, 시소 특유의 향 덕분에 더 가벼운 느낌으로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그릴에 구운 옥돔(甘鯛; 아마다이)과 컬리플라워, 모렐버섯>.
이전에도 다른 식당에서 비슷한 메뉴를 먹어본 기억이 있어 조금 친숙했던 메뉴.
역시나 비늘 하나하나의 식감이 살아있어 바삭바삭한 느낌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아래에 깔린 컬리플라워와 모렐버섯도 정말 맛있었고 아마다이와 잘 어울렸던듯! 

<그릴에 구운 스코틀랜드산 랑구스틴(Langoustine) + 산초나무 잎>.
랍스터같은 식감이라 보조 셰프님께 메뉴 이름을 다시 여쭤보니 랑구스틴이라고 답해주셨다.
낯선 이름이어서 찾아보니 노르웨이가재, 스캄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듯 했던.
앞에 나왔던 홍새우랑은 비슷하면서 다른 느낌으로 쫄깃하며 맛있었다.

슬슬 코스도 디저트를 제외하면 3개 메뉴밖에는 남지 않아 끝을 달려가고 있던 때 보조 셰프님께서 보여주신 '오늘의 식재료'.
저 영롱한 빛깔은 진짜..... 말도 안된다고 느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뉴는 (좌) <히말리야산 락 솔트를 뿌린, 10일간 드라이 에이징한 참치 대뱃살(大トロ; 오도로) 스시>.
(우) <세 종류의 참치(鮪; 마구로)를 넣은 후토마키 & 캐비어>.
둘 다 설명이 필요없는 그런 맛이었다. 애초에 식재료 때깔부터가 장난 아니잖아......😂😂

본 메뉴의 마지막은 <와규 샌드>. 보조 셰프님께서 빵의 가장자리는 썰어서 주셨다.
니기리도 너무 맛있었는데 고기까지 맛있다니.......... 입에서 살살 녹던 맛.

코스의 진짜 마지막은 <초코 아이스크림 + 피낭시에>.
발렌타인데이라서 특별히 키티 피낭시에를 만드셨다는데 귀엽고 아까워서 못 먹겠더라ㅋㅋㅋ (결국 잘 먹음ㅎㅎ;;)
보통은 코스 마지막에 소르베나 입가심용 차가 나오는데 오히려 달달한 디저트가 나와서 새로운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중간에 소르베가 나왔으니 이런 구성 역시 괜찮겠다 싶었던ㅎㅎ

코스를 이용하며 사용했던 젓가락은 기념품으로 주신다 하셔서 물티슈로 닦아 드리니 포장해주셨다.
+ 금일 코스 내용이라며 잘 정리된 메뉴를 프린트해서 주신 것은 덤!
덕분에 중간중간 놓친 부분도 참고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쩌다 보니 먼 유럽에서 스시 오마카세를 가게 되었는데, 이 역시도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다.
메인 셰프님은 일본인이셨지만 식재료도, 메뉴 스타일도 은근히 일본이나 국내에서 맛보던 것과는 달랐어서 아예 새로운 느낌이었다.
물론 미쉐린 가이드에 오른 곳답게 모든 메뉴 하나하나에 정성이 들어간게 느껴졌고 맛도 남달랐다.
기회가 된다면 국내/일본 외의 지역을 갔을 때 오마카세 코스 도장깨기를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All photos by minato. & Sony RX-100 M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