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0 2 6 . 0 4 . 0 8 * 마루즈시 (まる鮨)
열흘 전 급 결정된 삿포로 여행.
사실 관광을 위한건 아니었고, 대부분의 일정이 골프였기 때문에 시내에서의 시간은 정말 제한적이었다.
그래도 맛있는 식사 한 끼 정도는 해야지 싶어 열심히 찾아보고 예약한 곳 <마루즈시(まる鮨)>.
최강록 셰프님의 유튜브에서도 나온 바 있는 미슐랭 1스타 스시야다.

마루즈시는 스스키노역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우리는 공항에서 리무진을 타고 바로 스스키노까지 갔어서, 하차한 지점 기준으로 10분 정도 걸었던 것 같다.
예약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갔는데 들여보내주셔서 안내받은 자리에 앉아 일단 술부터 주문해보았다.

카미카와다이세츠 주조(上川大雪酒造)의 긴푸 카라구치(吟風辛口). 도수는 16도이고, 홋카이도산이라 하셨다.
'너무 세지는 않지만 맛있는 일본주를 추천해주세요' 라고 했는데 찰떡같이 맛있는 술을 내주셔서 맛있게 마셨다.

처음으로 나온건 마루즈시의 나름 시그니쳐(?)기도 한 전갱이(鯵; 아지). 시소와 김을 같이 곁들여주셨다.
셰프님 말씀으로는 전갱이 고유의 식감을 살리고 싶어서 이렇게 내주시는거라고.



다음으로 나온 것은 홋카이도(北海道)산 광어(平目; 히라메).
나에게 광어란 '깔끔하고 입맛을 돋우는 회'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여기서 맛본 광어는 꼬들꼬들하면서 정말 달았다.....🥰



광어에 이어 나온 것은 역시나 홋카이도(北海道)산이었던 문어(蛸; たこ; 타코).
가볍게 소금을 뿌려주셨고, 간장은 찍어먹지 말라고 하셨다.
그리고 한 입 먹어보니 왜 그러셨는지 알겠더라. 너무 부드럽고 맛있어서 그 식감과 맛으로 충분했으니까😂


말린 청어알(数の子; 카즈노코).
이전에 마루즈시에 관해 찾아본 글들에서만 봤던ㅋㅋㅋㅋ 실제로는 처음 먹어보는 식재료라 기대되면서도 떨렸던 것 같다.
왼쪽 사진이 청어알을 5일간? 해변 바람에 말린 것, 그리고 오른쪽 사진이 그 말린 청어알을 물에 넣어서 불린 것.
손으로 들어서 술과 곁들여 천천히 먹어보라 하셨는데, 정말 신기한 식감이었다. 오도독한 느낌?ㅎㅎ
적당히 짭쪼름하면서도 씹는 맛이 있어서 술 안주로 적당하겠다 싶었던.



바다장어(アナゴ; 아나고) 키지야키(雉焼き).
이 날 마루즈시에서 두 종류의 아나고 요리가 나왔는데, 그 중 하나가 이 키지야키다.
키지야키는 직역하자면 꿩 구이? 정도 될 것 같은데, 그런 바삭한(크리스피한) 식감을 의도해 만든거라 이름도 그렇게 지으셨다고.
아나고 위에는 홋카이도 와사비(산 와사비)를 직접 갈아 얹어주셨는데, 식감이 좋지만 조금 매운 편이라 하셨다. (조금 맵기는 했다ㅋㅋ)

아나고 지느러미 꼬치! 문어 요리가 나왔을 때부터 조금씩 준비하시던건데 이제서야 나왔다ㅎㅎ
개인적으로는 이 날의 베스트 메뉴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새로운 것도 새로운거지만 너무 부드럽고 맛있어서.....😭😭

츠마미가 어느 새 끝나고 이어서 니기리! 니기리의 첫 시작은 갑오징어(スミイカ; 스미이카)였다.
셰프님 말씀으로는 갑오징어의 겉부분이 정말 딱딱하기 떄문에 이걸 벗겨내야 식감이 많이 좋아지는거라고.
처음에는 딱딱했던건가? 라는 생각은 전혀 안 들 정도로 부드럽고 쫄깃했다.


북방조개(北寄貝; 홋키가이). 스시로도 나오고 꼬치로도 나왔다. 실제로 살아있는 상태라고 하셔서 놀랐던ㅋㅋㅋㅋㅋㅋ
마침 지금 시기(봄)가 북방조개의 좋은 시즌이라고 하셨다.
처음 맛보는 재료라 나름대로 새롭고 신선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살아있는 상태라 그런지 약간은 비리다고 느꼈다😅

다음은 대합(蛤; 하마구리). 셰프님 설명에 따르면 최초로 쓰인 니기리즈시 네타 중 하나라 클래식한 느낌이 있다고.
5일 정도 다시국물에 넣고 숙성시켜서 다행히(?) 직전에 나온 북방조개와는 달리 살아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하셨다ㅋㅋㅋ
그래서 그런지 북방조개를 먹을 때 느꼈던 바다향이 덜 느껴져서 오히려 더 부담없이 먹을 수 있었던 쫄깃한 스시.

전어(小肌; 코하다). 가시가 그렇게 많은 생선인데도 어쩜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는지🥺
식감은 부드러우면서도 맛 자체는 새콤해서 정말 특이한 느낌이었다.

새끼 붉돔(春子鯛; 카스고다이).
적절한 칼집으로 더욱 부드러웠던 식감.

개인적으로 이 날의 ★베스트★ 라고 생각하는 쥐치(カワハギ; 카와하기).
쥐치는 두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더 고급인 혼카와하기(本カワハギ)를 쓰셨다고 한다.
위에는 스다치쇼유를 살짝 발라 쥐치의 간(カワハギの肝; 카와하기노키모)을 같이 얹어주셨는데 이게 그렇게 별미더라.......
셰프님 말씀으로는 간이 미끄러질 수 있으니 빨리 먹으라고ㅋㅋㅋㅋㅋ

참치속살(赤身; 아카미). 역시나 가볍고 깔끔한 맛:)

일본주를 다 마셔버린 바람에😅 이 쯤에서 주류를 추가로 주문했다. 조금 더 가벼우면서 달달한게 마시고 싶어 우메슈로 결정!
혼보 주조(本坊酒造)의 죠-토- 우메슈(上等梅酒)가 나왔다.

참치 뱃살. 정확한 부위를 여쭤보니 대뱃살(大トロ; 오도로)과 중뱃살(中トロ; 츄도로)의 사이쯤 되는 어딘가라고 하셨다ㅋㅋㅋ
역시 도로는 실패하지 않는다...... 너무 고소하고 맛있어..........

단새우(甘エビ; 아마에비). 눈 앞에서 꼬리껍질을 직접 까주셨다ㅎㅎ
위에는 영귤과 소금을 뿌려주셨는데, 그 덕인지 더 깔끔하고 가볍게 느껴졌던!

피조개(赤貝; 아카가이). 비쥬얼도 그렇고 네타 자체도 처음 보는듯 했던 메뉴.
얘도 북방조개처럼 살아있는 친구라며..... 꿈틀거리는 것을 직접 보여주셨다ㅋㅋㅋㅋㅋ
셰프님께서 먹기 좋게 칼집을 내주셨는데, 칼집을 안 내면 질겨서 먹기 힘들다고 하셨다.

찐 바다장어(アナゴ; 아나고).
앞에서 나온 아나고가 바삭한 식감을 강조한 구이(roasted)였다면, 이건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찐(boiled) 아나고라 하셨다.
2개의 다른 방식으로 조리한 아나고를 비교해서 맛보는 것도 나름의 포인트였다ㅎㅎ


코스의 마지막 메뉴로는 계란말이, 그리고 말차가 나왔다.
말차 옆에 폼폼푸린 인형을 놓고 사진을 찍는데 셰프님께서 바로 알아봐주시던ㅋㅋㅋ (셰프님께서는 빤쮸토끼를 좋아하신다고 하셨다ㅎㅎ)
이렇게 마루즈시에서의 첫 저녁 식사가 끝났다.
전반적인 소감은: 분위기도, 맛도, 모든게 너무나도 완벽했던 식사였다는 것 + 재료 본연의 맛으로 정면승부를 보는 곳이라는 것.
특별한 기교 없이도 재료의 신선함과 퀄리티만으로 이런 맛을 낼 수 있다는게 너무 놀라웠다.
마지막에 유부초밥도 2개 챙겨주셔서 다음 날 맛있게 먹을 수 있었고ㅎㅎ
다음 삿포로 여행 때 또 방문하고 싶다:)

All photos by minato. & Sony RX-100 M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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